울산시가 문수월드컵경기장 3층 좌석을 푸른색과 붉은색 그러데이션으로 바꾸는 공사를 강행하면서 울산 HD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울산 HD의 상징색인 푸른색과 대비되는 붉은색 사용에 대한 팬들의 거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팬들은 붉은색이 특정 정당을 상징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정치적인 색깔론은 전혀 관계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푸른색 의자뿐만 아니라 붉은색 의자까지 구매를 완료한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해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명문 클럽 FC 바르셀로나는 홈 유니폼에 사용되는 파란색과 자주색을 캄프 누 경기장 좌석에도 동일하게 적용하여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을 때 장관을 연출합니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 역시 홈 유니폼 색깔인 흰색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 외관과 좌석에 적용하여 '하얀색 군단'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위용을 드러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한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의 강렬한 빨간색 좌석을 통해 '붉은 악마'라는 별칭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은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의 외부 LED 조명 시스템을 활용해 분데스리가 경기 때는 빨간색, 독일 A매치 때는 흰색으로 점등하여 경기장 전체를 유니폼 색깔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명문 유벤투스는 흑백 줄무늬 유니폼을, AC밀란은 붉은색과 검은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 역시 같은 색깔로 꾸며 구단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프로축구단들은 지자체 소유 경기장을 단기 대관하는 형태로 사용하고 있어 경기장 운영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울산시가 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문수월드컵경기장 좌석 색깔 변경을 강행하는 것은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울산시는 A매치 유치를 위해 태극 문양을 넣기 위한 결정이라는 추측이 있지만 3,4년에 한 번 열릴까 말까 한 A매치를 위해 매주 홈경기를 치르는 울산 HD와 팬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좌석 색깔 변경을 강행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울산시는 좌석 색깔 변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효용성과 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자세 사이에서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한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팬들의 열정과 애환이 담긴 문화입니다. 울산시가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소통하며 울산 축구의 미래를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