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이 때아닌 '색깔 논쟁'으로 뜨겁습니다. 최근 울산시가 문수축구경기장 3층 관중석을 빨간색으로 교체하면서, 울산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울산 팬들은 팀의 상징색인 파란색이 아닌, 빨간색으로 관중석을 채운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일부 팬들은 '파란문수 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적극적인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울산 팬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좋아하는 색깔의 문제가 아닙니다. 울산 축구팬들에게 파란색은 40년 역사를 함께해 온 울산 축구의 상징색이며, 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나타내는 중요한 정체성입니다. '파란문수 지키기 비대위' 측은 “파란색은 단순한 구단 색상을 넘어 40년의 역사가 담긴 구단의 정체성이자 문화”라며 “울산HD와 빨간색은 어떠한 역사적, 문화적 관계도 없다”라고 강조하며, 빨간색 관중석 교체는 울산 축구의 역사와 전통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울산 팬들은 빨간색 관중석 설치 배경에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울산 김두겸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K리그2 충남 아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산의 구단주였던 박경귀 아산시장(국민의힘 소속)이 파란색 홈 유니폼 대신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홈 개막전에 출전하도록 지시해 논란이 되었고, 결국 박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박탈당했습니다.
K리그는 2년 연속 300만 관중을 돌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입니다. 시민구단의 경우 예산 대부분을 지자체에서 지원받기 때문에 구단 운영에 대한 정치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울산의 경우 기업구단이지만, 홈구장 운영 주체는 울산시설공단이기 때문에 울산시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K리그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팬 중심의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됩니다.